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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1Y

부인 몰래 지른 접근성

2026.07.06 20:23

a11y Views:494

최근에 부인 몰래 악기를 하나 질렀다. 바로 그날 들키긴 했다. ㅋㅋ

유튜브에서 잠깐 스쳐 보긴 했지만 사실 크게 관심이 있던 건 아니었다. 애초에 그 악기(?)를 보러 간 것도 아니고, 그냥 놀러 갔다가 우연히 진열된 걸 봤다. 그런데 보는 순간… 지갑이 먼저 열렸다.

이유는 딱 하나.

“모든 기능을 음성으로 읽어준다”는 것.

주변에서 나를 아는 사람들은 대충 안다. 나는 소리 나는 물건을 꽤 좋아한다. 사무실 책상 주변에는 이미 세 종류의 악기가 진을 치고 있고, 아주 오래된 맥북도 사실상 ‘악기 전용’으로 굴러간다. 처음 스마트폰을 쓰게 된 이유조차 개리지밴드 앱 때문이었으니 말 다 했다.

그렇다고 연주 실력이 좋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다.
누가 물어보면 이 정도로 대답하는 수준이다.

“보이시는 분들이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것처럼, 저는 그냥 듣고 노는 걸 좋아하는 정도예요.”

그런데 언박싱을 하고 실제로 만져보니, 이게 생각보다 훨씬 ‘물건’이었다.

1) 보급형 정도의 부담 없는 가격
2) 모든 메뉴와 변경 값들을 음성으로 출력
- 음성 속도 조절은 안 되지만, 볼륨 조절은 된다.
3) 빠른 반응의 오디오 인터페이스 지원 + 충전식 배터리 내장 + 스피커 내장

특히 3번 덕분에 노트북에서 작곡 프로그램을 쓸 때가 진짜 편해졌다. 케이블 연결하고, 전원 고민하고, 출력 어디로 뺄지 삽질하는 시간이 확 줄었다.

하지만 내가 “이건 사야 한다”를 확정 지었던 건 결국 2번이었다.
음성 지원.

생각해보면 보통 전자악기는 화면이 없으면 본체에 기능 이름을 잔뜩 인쇄해놓고 LED가 그걸 가리키게 하거나, 아주 작은 LCD라도 붙여둔다. 그런데 이 악기는 그 대신 음성 지원을 선택했다. 그 발상이 꽤 신기했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다.

“음성 지원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다른 악기들도 있을까?”

AI에게도 물어봤다. 그런데… 못 찾았다.
사실 하나 알고 있긴 하다. 문제는 가격이 천만 원이 넘는다는 것. 나를 돌싱으로 이끌어 줄 악마의 악기다. ㅎㅎ 그 제품은 USB 메모리에 녹음된 음성을 넣어두고, 메뉴에 맞춰 재생해주는 방식인데, 그마저도 모든 기능을 커버하진 못한다.

정리하면,
단 하나의 기능을 추가했을 뿐인데, 어떠한 좌절감 없이, 할 수 있게 되는 일이 그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
나는 그게 ‘훌륭한 접근성’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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