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스토리] 라면 대첩
2026.01.31 04:56
* "자, 본격적으로 썰을 풀기 전에... 밑줄 쫙! 여기에 나오는 모든 이름은 작가의 텅장과 연약한 심장을 지키기 위해 지어낸 가명입니다. (실존 인물에게 '너 맞지?' 하고 묻는 순간, 당신은 이 이야기의 빌런이 됩니다.)"
때는 바야흐로 1980년대, 아직은 모든 것이 조금은 부족하고 그래서 더 애틋했던 시절. 구수한 발냄새와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공존하던 맹학교 기숙사에 작은 영웅이 등장했으니, 그의 이름은 희준이였다.
초등학생 희준이의 손에 들려온 것은 금괴도, 최신형 카세트도 아니었다. 바로 황금보다 귀한 보물, 라면 한 박스! 부모님께서 큰맘 먹고 사주신 그 네모난 상자는 희준이에게 온 세상을 안겨주었다. 구불구불 맛있는 면발과 마법의 스프가 무려 마흔 개나 들어있다니! 희준이는 그날, 기숙사 최고의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토요일 아침, 희준이는 주말을 맞아 집으로 돌아가기 전, 자신의 보물단지를 어떻게 지킬지 고심했다. 그는 소중한 라면 박스를 낡은 나무 옷장에 넣고, 딸깍 소리가 경쾌하게 울리도록 자물쇠를 단단히 잠갔다. "내 보물, 월요일에 만나자!" 희준이는 철통 보안에 만족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운명의 월요일.
집에서 돌아온 희준이는 그 누구보다 행복한 마음으로 옷장 문을 열었다. 주말 내내 머릿속을 맴돌던 라면의 황홀한 맛을 떠올리며 박스를 드는 순간, 희준이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
분명 박스는 있는데, 깃털처럼 가벼웠다. 이게 무슨 일일까? 자물쇠는 멀쩡한데! 희준이는 작은 손으로 옷장 안을 더듬기 시작했다. 앞, 뒤, 위, 아래… 모두 매끈한 나무 벽의 감촉뿐이었다. 바로 그때, 그의 손끝이 옷장 옆면에 닿는 순간, 거칠고 낯선 감촉이 스쳤다.
세상에, 벽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희준이가 없는 주말, 기숙사는 배고픈 하이에나, 아니, 형들의 작전 본부로 변했다. 희준이의 옷장에 어마어마한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형들은 '미션 임파서블'을 방불케 하는 작전을 개시했다. 자물쇠를 건드리지 않고 보물을 손에 넣기 위해, 그들은 옷장 옆의 나무 벽을 뚫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날 밤, 기숙사에는 얼큰한 라면 냄새가 안개처럼 피어올랐고, 형들은 라면 한 박스로 위대한 단결을 이루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압권은 따로 있었다. 라면 몇십 개를 한 번에 끓일 만한 큰 냄비가 있을 리 만무했던 형들이 꺼내 든 비장의 무기. 그것은 바로… 구석에서 번쩍이던 양철 양동이였다! 빨래 담그는 데나 쓰는 줄 알았던 그 양동이에 라면 마흔 개가 장엄하게 입수하고, 형들은 전설적인 '양동이 라면 파티'를 성대하게 치렀던 것이다.
텅 빈 라면 박스와 뻥 뚫린 구멍을 어루만지며 희준이는 망연자실했다. 분노와 허탈함, 그리고 그들의 기상천외한 대담함에 대한 경이로움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나도 학창 시절, 라면을 맛있게 뿔려보겠다고 주전자나 세숫대야를 써본 적은 있지만… 양동이라니...
그렇게 희준이의 라면 한 박스는 기숙사 형들의 뱃속으로 장렬히 사라졌고, 이 사건은 훗날까지 회자되는 '전설의 양동이 라면 대첩'으로 기록되었다. 홍홍홍.
때는 바야흐로 1980년대, 아직은 모든 것이 조금은 부족하고 그래서 더 애틋했던 시절. 구수한 발냄새와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공존하던 맹학교 기숙사에 작은 영웅이 등장했으니, 그의 이름은 희준이였다.
초등학생 희준이의 손에 들려온 것은 금괴도, 최신형 카세트도 아니었다. 바로 황금보다 귀한 보물, 라면 한 박스! 부모님께서 큰맘 먹고 사주신 그 네모난 상자는 희준이에게 온 세상을 안겨주었다. 구불구불 맛있는 면발과 마법의 스프가 무려 마흔 개나 들어있다니! 희준이는 그날, 기숙사 최고의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토요일 아침, 희준이는 주말을 맞아 집으로 돌아가기 전, 자신의 보물단지를 어떻게 지킬지 고심했다. 그는 소중한 라면 박스를 낡은 나무 옷장에 넣고, 딸깍 소리가 경쾌하게 울리도록 자물쇠를 단단히 잠갔다. "내 보물, 월요일에 만나자!" 희준이는 철통 보안에 만족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운명의 월요일.
집에서 돌아온 희준이는 그 누구보다 행복한 마음으로 옷장 문을 열었다. 주말 내내 머릿속을 맴돌던 라면의 황홀한 맛을 떠올리며 박스를 드는 순간, 희준이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
분명 박스는 있는데, 깃털처럼 가벼웠다. 이게 무슨 일일까? 자물쇠는 멀쩡한데! 희준이는 작은 손으로 옷장 안을 더듬기 시작했다. 앞, 뒤, 위, 아래… 모두 매끈한 나무 벽의 감촉뿐이었다. 바로 그때, 그의 손끝이 옷장 옆면에 닿는 순간, 거칠고 낯선 감촉이 스쳤다.
세상에, 벽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희준이가 없는 주말, 기숙사는 배고픈 하이에나, 아니, 형들의 작전 본부로 변했다. 희준이의 옷장에 어마어마한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형들은 '미션 임파서블'을 방불케 하는 작전을 개시했다. 자물쇠를 건드리지 않고 보물을 손에 넣기 위해, 그들은 옷장 옆의 나무 벽을 뚫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날 밤, 기숙사에는 얼큰한 라면 냄새가 안개처럼 피어올랐고, 형들은 라면 한 박스로 위대한 단결을 이루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압권은 따로 있었다. 라면 몇십 개를 한 번에 끓일 만한 큰 냄비가 있을 리 만무했던 형들이 꺼내 든 비장의 무기. 그것은 바로… 구석에서 번쩍이던 양철 양동이였다! 빨래 담그는 데나 쓰는 줄 알았던 그 양동이에 라면 마흔 개가 장엄하게 입수하고, 형들은 전설적인 '양동이 라면 파티'를 성대하게 치렀던 것이다.
텅 빈 라면 박스와 뻥 뚫린 구멍을 어루만지며 희준이는 망연자실했다. 분노와 허탈함, 그리고 그들의 기상천외한 대담함에 대한 경이로움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나도 학창 시절, 라면을 맛있게 뿔려보겠다고 주전자나 세숫대야를 써본 적은 있지만… 양동이라니...
그렇게 희준이의 라면 한 박스는 기숙사 형들의 뱃속으로 장렬히 사라졌고, 이 사건은 훗날까지 회자되는 '전설의 양동이 라면 대첩'으로 기록되었다. 홍홍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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